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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떻게 할리우드를 삼켰나

인연(因緣)은 관계와 다르다. 관계란 맺으면 생기고 끊기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지만 인연은 그렇지 않다. 관계가 생기기 전과 후를 포괄한다. 만날 사람은 언젠간 만나게 돼 있다는 표현을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바로 이런 ‘인연’에 대한 영화다. 한국에서 태어나 12살까지 이곳에서 자란 셀린 송 감독은 캐나다에 가서도 여전히 이어진 한국과 인연의 끈을 ‘패스트 라이브즈’로 풀어냈다. 한국과 캐나다, 그리고 미국에서 부유하는 셀린 송 감독, 혹은 어떤 누군가의 인연의 파편들을 모은 이 영화는 그래서 상당히 철학적이다.◇자전적 이야기를 보편성 있게 확장‘패스트 라이브즈’가 세상에 공개된 건 지난해 1월 39회 선댄스영화제에서다. 한국의 풍경은 물론 철학과 정서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곧바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68관왕 197개 노미네이트. 이후 약 1년간 ‘패스트 라이브즈’가 써온 기록이다.‘패스트 라이브즈’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보편성에 있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지만 이후 상당 시간을 캐나다에서 보낸 송 감독. 국적은 캐나다지만 그곳에서도 어딘가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감독의 정서가 ‘패스트 라이브즈’에 담겨 있다. 빼어난 건 이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편성으로 확장하는 힘이다. 셀린 송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토대로 시공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관계의 의미를 포착, 어느 순간 관객들을 저마다의 인연으로 빠트린다.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 인디와이어에선 ‘패스트 라이브즈’를 ‘섬세하고 압도적으로 아름답다’고 평했고, 영국 영화 매체 엠파이어에선 ‘천천히 폭발하는 걸작’이라고 했다. 인연이란 어딘가에서 하나둘씩 쌓은 주춧돌들이 하나의 형태로 갖춰지는 것이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이런 인연의 속성과 닮았다.◇“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데뷔작”셀린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로 그야말로 역사를 쓰고 있다. 그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와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여성 감독 파워를 보여줬다. 아카데미 96년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감독 연출작이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역사적인 기록이다. 또 각본상 후보로도 올라 있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 버라이어티는 ‘여성 감독들 영화 세 편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대서특필했고 시카고 트리뷴, 데일리헤럴드 등 해외 유력 매체들도 ‘패스트 라이브즈’가 이룬 성과를 앞다퉈 보도했다.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감독들의 반응이 뜨겁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제90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고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로 제95회 아카데미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자신의 SNS에 직접 ‘패스트 라이브즈’를 소개하며 “정교하고 섬세하며 강렬한 영화”, “지난 20년간 본 최고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남겼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제95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부문 7개를 휩쓴 대니얼 셰이너트 감독 또한 ‘패스트 라이브즈’에 대해 “짧게 요약하면 우리가 수없이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내 머릿속엔 이 영화의 수많은 독특한 이미지와 아이디어가 생생하게 맴돌고 있다. 셀린 송 감독 본인처럼 영리하고 자신감 넘치며 독창적인 시”라는 평가를 남겼다. 동료 배우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제74회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배우 조디 포스터는 여자 주인공 그레타 리의 연기에 대해 “놀라운 업적을 만들어냈다”며 칭찬했고, 배우 폴 메스칼은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나를 작은 조각들로 부서지게 한 영화. 셀린 송은 천재”라고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므로 계속해서 영화가 언급되고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33회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제89회 뉴욕비평가 협회상 신인작품상, 제16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즈 감독상, 2023 미국영화연구소 올해의 10대 영화, 2023 전미 비평가 위원회 올해의 영화, 신인감독상, 2023 보스턴 온라인 비평가 협회상 톱10 영화 등 눈부신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K콘텐츠 인기, 오스카 수상까지?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패스트 라이브즈’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여우주연상과 감독상 후보에선 제외된 상황.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최근 미국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바튼 아카데미’ 등이 강력한 경쟁 후보로 떠오른 상황이라 성급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긴 어렵다.다만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에 성공하며 한국영화에 대한 현지의 이해가 높아진 데다 최근 ‘성난 사람들’이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에서 다관왕에 오르며 미국계 한국인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도 올라간 상태라 그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셀린 송 감독은 “‘성난 사람들’이나 ‘패스트 라이브즈’나 이민자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이 이민자의 정서라는 것은 꼭 이민을 가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사를 하고 새로운 곳에 가서 삶을 시작하는 경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는 일일 것”이라며 “인생을 살며 시간과 공간을 지나는 경험은 국경을 넘어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또 “‘기생충’과 ‘패스트 라이브즈’는 다른 영화고 그 영화와 비교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기생충’ 덕분에 ‘패스트 라이브즈’도 주목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패스트 라이브즈’에 한국어가 많이 들어 있는데 ‘기생충’ 같은 영화 덕에 저항 없이 북미 관객들에게도 가닿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데뷔작임에도 ‘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감독들과 함께 오스카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 ‘인연’이라는 한국적 개념을 서정적 로맨스에 담아 보편성을 획득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스카 수상 여부를 떠나 확실히 평단을 매료시켰다. 이 작품은 다음 달 6일 국내에서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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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이르기까지…” 故이선균 명예 위해 나선 봉준호, 눈시울 붉혔다 [IS현장]

“고인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봉준호 감독은 고(故) 이선균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멈칫했다. 당초 성명문은 “고인이 사망에 이르끼까지”라고 적혀 있었으나, 봉준호 감독은 현장에서 이 단어를 “극단적 선택”으로 바꿨다. 봉준호 감독은 이 단어로 고인의 죽음을 명명하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탄식했다. A4 용지 두 장 남짓의 ‘문화예술인들,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성명서’가 낭독되고 3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봉준호 감독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고인의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과 언론, 정부·국회를 향해 각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 특히 봉준호 감독은 수사당국을 향해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찰의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수사과정 조사 및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대회의의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포함해 ‘리바운드’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 ‘서울의 봄’ 등에 출연한 김의성, 가수 윤종신 , ‘악인전’ 등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 이선균과 ‘킬링 로맨스’ ‘화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덕문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의성, 봉준호 감독, 윤종신 순으로 성명서가 낭독됐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10월 고 이선균 사건과 관련한 최초 보도 시점부터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수사당국의 수사 과정과 행태를 지적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등을 물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마약 혐의와 관련해 음성판정을 받은 후, 사생활 내용 등이 포함된 포함된 KBS 보도를 꼬집었다. 고인이 3차례 경찰 출석 시 공개 출석을 한 것에 대해 짚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 이선균의 사건을 단순히 ‘사망’이 아닌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느꼈을 심리적 압박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찰은 이선균을 상대로 1차 소환 조사에서 소변, 간이시약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3차 소환조사 당시 19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 등을 진행했다. 이선균 측이 비공개 출석을 요청했음에도 공개 출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진적 수사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수사가 잘못돼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역사상 92년 만에 작품상을 수상한 비영어권 영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 역사에 기념비적 발자취를 남기는 매 순간, 고인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했다. 봉준호 감독은 고인이 연기 인생에서 가장 빛난 시간들을 옆에서 직접 지켜본 것이다. 이선균 또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자신의 인생 영화로 꼽으며 봉준호 감독에 대한 동경과 존경을 내비쳐왔다. 봉준호 감독은 고인의 마지막 명예를 위한 것은 물론, ‘제2의 이선균 사태’를 막기 위해 나섰다. 연대회의는 성명문을 통해 “2개월여 동안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격살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위 요구와 질문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대회의는 고인의 사건의 실체 파악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영화·문화계 종사자 단체 29곳이 참여했다. 배우 송강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등 영화계 종사자 2000여 명이 연서명에 동참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1.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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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와 로키타’ 1만 관객 돌파, 다르덴 형제 “또 만나요” 감사 인사

영화 ‘토리와 로키타’가 누적 관객 수 1만을 넘었다. 영화를 연출한 다르덴 형제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토리와 로키타’는 지켜주고 싶은 남매 토리(파블로 실스)와 로키타(졸리 음분두)가 서로에게 보호자가 돼주며 함께 살아가고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달 10일 개봉한 이후 평단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장기 상영되고 있다.이 작품은제75회 칸영화제에서 역사상 최초로 75주년 특별기념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다르덴 형제 감독은 1만 돌파를 기념하여 한국 관객들을 위한 감사 인사 영상을 보냈다. 영상에서 뤽 다르덴 감독은 “여러분들이 ‘토리와 로키타’를 사랑해주신 덕분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며 감사를 표했고, 장 피에르 감독은 “여러분들이 친구들과 함께 ‘토리와 로키타’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두 감독은 “‘토리와 로키타’를 관람해 주신 모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덧붙였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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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연말결산] ‘애프터 코로나19’ 천만 영화 등장에도 여전한 ‘불황의 그늘’

코로나19 이후 다시 예년의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한 연예계.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천만영화’가 탄생했고 K팝 스타들은 다시 월드투어에 돌입,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글로벌 팬들과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콘텐츠를 감상하는 새로운 창구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성도 눈에 띄었다. 법정물과 리얼리티 연애물이 TV에서 강세를 보이는 사이, OTT에서는 ‘시맨틱에러’를 위시한 BL과 ‘약한영웅’ 등 장르물이 급부상했다. K콘텐츠가 회복세에 들어서는 한편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이승기, 츄, 오메가엑스 등이 소속사와 갑질, 출연료, 전속계약 등의 갈등을 빚었고, 르세라핌 전 멤버 김가람, ATBO로 데뷔 예정이었던 양동화 등이 ‘학폭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다이내믹한 한 해를 보냈던 2022년의 연예계를 일간스포츠가 돌아봤다. 〈편집자 주〉 연초부터 ‘천만 영화’가 나오고 ‘아바타: 물의 길’이 성탄 특수를 누리며 쾌속으로 500만 돌파를 이뤘지만 여전히 극장가 전망은 어둡다. 코로나19 이후 OTT로 콘텐츠를 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데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 체인들이 모두 티켓값을 인상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의 수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 ‘아바타: 물의 길’ 같은 특수한 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극장가로 향하는 발길이 뚝 떨어질 것이란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애프터 코로나19, 다시 나온 천만 영화 팬데믹이 지나고 다시 코로나19 이전처럼 관객들과 만나기 시작한 영화관. 상영관 내 취식이 가능해지고 띄어 앉기 조치도 해제되면서 올해 초 극장가의 분위기는 활기찼다. 특히 지난 5월 18일 개봉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달성한 ‘범죄도시2’의 활약이 컸다. 이 영화는 가리봉동소탕 작전 후 4년 뒤를 배경으로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은 마석도(마동석 분)와 전일만(최귀화 분) 반장의 이야기를 그렸다. ‘나의 해방일지’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배우 손석구가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빌런 강해상으로 분해 또 한 번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개봉 2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역사상 28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로서는 20번째다. 최종 누적 관객 수 스코어는 1269만여 명이다. 여기에 무려 35년여 만에 돌아온 ‘탑건’의 속편 ‘탑건: 매버릭’ 흥행도 극장가에 활기를 더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흥행을 기록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817만여 명이란 엄청난 숫자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톰 크루즈를 비롯해 마일즈 텔러, 글렌포웰,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 등 청춘 스타들이 모두 내한해 열기를 더했다. 특히 ‘탑건: 매버릭’은 아이맥스, 4DX, 돌비 애트모스 등 블록버스터에 특화된 상영관에서 볼 경우 더욱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며 일반관에서 특별관으로 이어지는 N차 관람 열풍을 낳았다. 최고의 파일럿이자 전설적인 인물인 매버릭(톰 크루즈 분)이 변해가는 세월과 상황 속에서도 파일럿으로서 긍지를 지켜간다는 내용으로 40~50대 중장년층으로부터도 공감을 끌어냈다. #‘헤어질 결심’→‘한산’→‘공조2’→‘올빼미’ 극장가 활기 이끈 한국 영화 ‘범죄도시2’와 ‘탑건: 매버릭’ 열풍이 지나간 이후 관객들의 발길은 다시 잠잠해졌다. 4월 CGV가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올린 데 이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6월과 7월 이 같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주요 3개 극장 체인들이 모두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 이후의 일이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코로나19팬데믹 이후 경영난을 이유로 3차례에 걸쳐 영화 관람료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상영관 기준 영화는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가량으로 통일됐다. 코로나19 이전 1만 원 초반대에 영화를 관람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 영화들의 분전이 돋보였다. 박찬욱 감독의 15세 관람가 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헤어질 결심’은 박해일, 탕웨이 등 주연 배우들의 수려한 연기와 촘촘한 미장셴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58회 대종상 영화제’, ‘43회 청룡영화상’, ‘31회 부일영화상’ 등 국내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또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으로 ‘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또 한 번 국제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여름철 극장가는 ‘한산: 용의 출현’이 흥행을 이끌었다. 최종 관객 수는 726만여 명으로 당초 목표로 했던 1000만에는 미치지 못 했으나 평단과 대중의 호평 속에 25분 15초가 추가된 ‘한산: 용의 출현 리덕스’까지 공개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전작 ‘명량’(2014)을 ‘천만 영화’ 고지에 올렸던 김한민 감독은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순신 3부작을 마무리한다. 특히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에 이어 ‘한산: 용의 출현’에서까지 주연으로 활약하며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우리의 일(日)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침몰했구나, 마침내” 등의 유행어를 낳아 주목받았다. 추석 연휴는 9월 7일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날’이 휩쓸었다. 현빈, 유해진, 윤아, 장영남 등 전편 출연 배우들은 물론 다니엘 헤니, 진선규 등 새로운 배우들이 투입돼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냈다. ‘공조2: 인터내셔날’은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키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름과 추석이라는 두 번의 큰 흥행 대목에 ‘천만 영화’를 추가로 배출하지 못 하고 침체기에 빠진 극장가에서는 ‘올빼미’가 활약했다. 밤에만 앞을 볼 수 있는 주맹증을 가진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가 궁에 들어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만듦새와 대중성 모두 높은 평가를 받으며 300만 관객 돌파를 이뤘다. 극을 이끄는 류준열의 묵직한 연기와 인조로 분한 유해진의 광기 어린 연기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부진 빠진 마블, 믿었던 블록버스터 대작 연이은 흥행 참패 티켓값 인상과 함께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연이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것도 극장가를 침체시키는 한 원인이 됐다. 지난 5월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8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건 양반. 7월 개봉한 ‘토르: 러브 앤 썬더’는 271만여 관객에 그치며 300만 돌파도 이뤄내지 못 했다. 특히 지난 8월 개봉한 ‘불릿트레인’의 경우 주연 배우인 브래드 피트가 내한까지 하며 프로모션에 힘썼지만, 최종 관객 수 14만 명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DC의 히어로물인 ‘블랙 아담’도 드웨인 존슨이라는 거물 스타를 앞세우고도 77만여 관객에 그쳤다. ‘도둑들’(2012)과 ‘암살’(2015)로 쌍천만 반열에 오른 최동훈 감독의 야심작 ‘외계+인’ 1부 역시 7월 20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53만 명에 그치며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티켓값 인상의 여파로 관객들이 다수의 작품을 보기보다는 입소문을 탄 소수의 작품에 집중하면서 기대만 못 하다는 평가를 받은 여러 블록버스터들이 이처럼 직격탄을 맞았고, 향후 극장가 전망을 어둡게 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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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기생충’ 美버라이어티 선정 ‘최고 영화 100선’에 포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100선’에 포함됐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22일(한국시간) ‘역대 최고 영화 100편’(100 Greatest Movies of All Time)을 발표하며, 이 가운데 ‘기생충’을 82위에 올렸다. ‘기생충’은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기생충’을 날카로운 의도와 보편적인 호소력을 모두 갖춘 스릴러 영화이자 아카데미상 역사에서 티핑포인트(극적 변화점)를 이룬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영화는 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작품 가운데 최초로 작품상을 받았고,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휩쓸며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버라이어티는 1위의 영예를 서스펜스 스릴러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만든 ‘사이코’(1960)에 줬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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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 "역사적 순간" 윤여정, 韓최초 오스카 주인공(종합)

이변은 없었다. '원더풀' 윤여정이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시내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에서 개최딘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할리우드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배우들과 경쟁에서 당당히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올랐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상 후보에 오른 것은 역사상 윤여정이 최초. 윤여정은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첫 노미네이트에 수상까지 성공하며 한국 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에 새 이정표를 새겼다. 또한 1958년 열린 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라는 기록도 세웠다. 시상자 브래드 피트의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라고 인사를 건넨 후 "드디어 만나 뵙게 됐다. 우리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냐"며 여유로운 농을 쳐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왔다. 유럽 분들은 많이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들 불렀는데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오프닝부터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이어 "아시아권에 살면서 보통은 TV로 시상식을 지켜봤다. 근데 오늘은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잠시 정신을 가다듬도록 해보겠다. 아카데미 관계자 분들께 싶은 감사 드린다.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 "그리고 원더풀 미나리 패밀리! 스티븐, 아이작, 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되었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감사하다. 감독니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다"고 콕 집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윤여정은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어떻게 내가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후보 다섯 분 모두, 우리 모두 다 다른 역할에서 잘 해냈다. 나는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 두 아들이 저에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내 첫 감독님이셨다.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나의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다"고 의미있는 한 마디도 남겼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서 있는 무대 아래로 내려오며 "와우!"라는 입모양을 보이며 직접 받은 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어 러블리함까지 배가시켰다. 윤여정의 수상은 시상식 전부터 유력시 됐다. 오스카 레이스에서 38개의 트로피를 차지했고, 수상 예측 투표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AP통신, 버라이어티 등 외신이 꼽은 유력 수상자도 윤여정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주인공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nece·AMPAS)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올해는 윤여정이 한국 영화계에 큰 선물을 선사했다. 타이밍은 분명 좋았지만, 굴러 온 기회를 잡고 천운을 이끌어낸건 윤여정 본인이다. 50여 년간 연기로 쌓은 역사가 있었기에 새 역사도 윤여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걸고 했던 연기만큼은 결국 윤여정을 배신하지 않았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발을 들인 윤여정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36편의 영화, 100여 편이 넘는 드라마를 통해 존재감을 자랑했다. '미나리'의 순자는 윤여정이 걸어 온 50년 연기인생의 산물이다. 해외 무대와도 일찍이 인연을 맺었다. '하녀(임상수 감독)'로 63회 칸영화제, '돈의 맛(임상수 감독)', '다른 나라에서(홍상수 감독)'로 65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바 있다. 연기상은 윤여정도 예상 못했을 미국 아카데미가 품에 안겼다. 다음은 '미나리' 윤여정 수상 리스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여우조연상 영국 아카데미시상식(BAFTA) 여우조연상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부문 여우조연상 골드리스트 시상식 여우조연상 전미 비평가위원회(NBR) 여우조연상 워싱턴 DC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LA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보스턴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오클라호마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노스캐롤라이나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디스커싱필름 여우조연상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콜럼버스 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 뮤직시티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샌디에이고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흑인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뉴멕시코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캔자스시티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시애틀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아이오와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밴쿠버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사우스이스턴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온라인 영화&TV 협회 여우조연상 온라인 여성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피닉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디트로이트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조지아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여우조연상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여우조연상 국제 온라인 시네마 어워즈(INOCA) 여우조연상 할리우드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여우조연상 오스틴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토론토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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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명작 '캐롤'·'콜미바이유어네임' 평행이론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사랑 이야기다. 전 세계 영화제 77관왕, 246회 노미네이션을 기록한 '캐롤'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평행이론을 정리했다. '캐롤'은 인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랑을 만난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다. 첫 번째 평행 이론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캐롤' 모두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쓴 걸작이라는 점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연말 아카데미 시즌 북미 개봉과 함께 역대급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증명해낸 이탈리아 출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전 세계 영화제 97관왕을 기록하며 거장의 반열에 등극했다. '캐롤' 또한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쓸며 77관왕, 246회 노미네이션을 기록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인생 영화로 등극했다. '벨벳 골드마인' '아임 낫 데어' 등으로 특유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토드 헤인즈 감독은 '캐롤'을 통해 최고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극찬을 받으며 퀴어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세웠다. 특히 '캐롤'은 뉴욕타임즈, 인디와이어 등 세계 유수 언론 매체가 꼽은 지난 2010년대 최고의 영화 TOP 10에 당당히 오르며 21세기 최고의 멜로드라마임을 입증했다. 두 번째 평행이론은 두 영화 모두 세기의 배우들이 세기의 사랑을 그려내며 완벽한 케미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 티모시 샬라메와 아미 해머는 각각 첫사랑의 열병을 겪는 엘리오와 그의 전부를 가득 채운 ‘올리버’로 분해 완벽한 호흡을 선보여 신드롬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티모시 샬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통해 전 세계적 스타덤에 올라 역대급 팬덤을 형성했다. '캐롤'에서는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인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하늘에서 떨어진 운명 같은 사랑을 느끼게 된 캐롤과 테레즈 역으로 분해 고혹적인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루니 마라는 이 영화를 통해 제68회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본인 필모그래피 역사를 새롭게 썼다. 마지막 평행 이론은 두 작품 모두 개봉 당시 뜨거운 입소문과 함께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재개봉을 통해서도 신드롬적인 인기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캐롤'은 개봉 당시 압도적인 극찬과 함께 역주행 흥행을 기록, 퀴어 영화 흥행사에 기념비적인 성과를 남겼다. 신드롬적인 인기에 힘입어 작년 재개봉으로 관객들을 다시 만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의 숨통을 트이게 하며 소규모로 시작한 재개봉임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이 계속 확대 되는 등 ‘콜바넴’ 열풍을 이어갔다. 이에, 오는 1월 27일 재개봉을 확정한 '캐롤'이 한파와 코로나19로 가득 움츠린 극장가에 한 줄기 빛을 내리쬐며 개봉 당시의 신드롬적인 인기를 다시금 일으키며 재개봉 흥행 역사를 다시 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1.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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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개최 포기' 칸영화제 6월3일 초청작 발표(공식)

영화제는 열리지 못하지만 명맥은 이어간다. 제73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내달 3일 올해의 공식 초청작을 발표한다. 칸영화제 측은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6월 3일 오후 6시(현지시간) 'Canne Lavel' 명칭의 초청작 리스트를 공개할 것이다"고 고지했다. 칸영화제 공식 채널(Canal +)을 통해 발표 될 초청작들은 홈페이지와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초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73회 칸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6월 말 혹은 7월 초 개최로 한 차례 시기를 연기, 이후 가을 개최까지 염두해 뒀지만 최종적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앞서 "칸영화제의 온라인 개최는 없을 것이다"고 선포한 후,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 전 지역을 휩쓴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자 "올해 칸영화제는 물리적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전 세계 수 많은 출품작을 무시할 수는 없는 터. 칸영화제 측은 초청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해당 영화들은 하반기 열릴 베니스영화제를 비롯해, 토론토영화제, 산세바스찬영화제, 뉴욕영화제, 부산영화제 등 타 영화제와 협업을 통해 상영하는 것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는 예외성이 발생한 만큼, 초청작들은 경쟁, 비경쟁 등 섹션으로 구분되지 않고 '칸영화제 초청작'이라는 승인 인증만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칸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초청작들은 개봉 등을 추진할 때 '칸영화제 초청작'이라는 표기를 명시할 수 있다. 지난해 72회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면서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 될 한국영화들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출품을 마친 영화들도 칸영화제 일정에 따라 국내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 홍원찬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유력 후보로 꼽혔고,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변성현 감독)'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등도 거론됐다. 비록 꿈의 칸 무대를 직접 밟지는 못하게 됐지만, 칸의 선택과 함께 국내 관객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을지 추후 국내 영화시장 추이도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5.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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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제2의 '기생충' 기대" 외신발 '칸 진출 유력' 韓영화들

전세계가 주목하는 다이내믹 코리아다. 영화계 역시 성장하는 한국영화(K-무비)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기생충' 이후 가히 폭발적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이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오스타 4관왕까지 거머쥐자, '기생충'의 영광이 채 가시기도 전 외신들은 73회 칸영화제를 빛낼 한국영화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예측하고 나섰다. 당초 5월 중순 개최 예정이었던 칸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축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 프랑스 당국이 7월 중순까지 모든 행사를 금지시키면서 칸영화제는 6월 말~7월 초 개최 카드를 최종 백지화 시켰다. 하지만 주최 측의 개최 의지는 여전히 굳건하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온라인 칸영화제는 절대 없을 것이다"며 못 박은 후, "가을 정상개최를 최우선으로 희망하고 있다"며 "베니스영화제와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방식을 논의 중이다. 일단 6월 초까지는 출품 된 전세계 영화들을 심사할 것이다"고 밝혔다. 충무로 역시 다수의 작품을 칸영화제에 출품 시켰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일 칸영화제 측이 어떤 공식입장을 낼까 새로고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개봉 계획은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칸영화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야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스크린데일리는 올해 칸영화제 진출 예상작을 선정, 발표했다. 각 대륙별 기대작 중 아시아에서는 한국영화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매체는 "황금종려상에 이어 오스카까지 휩쓴 '기생충' 효과로 올해는 더 더욱 한국영화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크린데일리가 꼽은 '73회 칸 진출 유력 한국영화'는 '반도(연상호 감독)'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변성현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행복의 나라로(임상수 감독)'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등 6편이다.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작품은 단연 '반도'. 6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던 '부산행'의 속편이자 후속작으로 설명되는 만큼 관심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연상호 감독에 대한 칸의 애정이 남달라 올해는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 이상까지 노리고 있다. '부산행'은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K-좀비 신드롬'의 시발점을 알렸다. 칸의 새벽을 뒤흔들었고 공식 개봉 후 전세계에서 사랑 받으며 국내에서도 1000만 돌파에 성공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산행' 공유·정유미에 이어 '반도' 강동원·이정현도 칸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는 70회 칸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 그리고 '기생충'의 이선균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언급됐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과 그의 뒤에서 뛰어난 선거전략을 펼친 킹메이커의 치열한 선거 전쟁을 스크린에 펼쳤다. 칸이 사랑한 원조 감독도 놓치지 않았다. '하녀'로 63회 경쟁부문, '돈의 맛'으로 65회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임상수 감독이다. 임상수 감독은 오랜 공백을 깨고 최민식·박해일과 함께 '행복의 나라로'를 연출했다. 우연히 만난 두 남자가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찾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함께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특히 스크린데일리는 '올드보이' 최민식과 '괴물' 박해일도 함께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세 사람의 조합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는 것. 임상수 감독의 컴백 무대가 칸영화제로 현실화 될지 관심이 쏠린다. '행복의 나라로'는 칸 결과에 따라 국내 스케줄을 조정할 전망이다. 황정민·이정재·박정민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임무 때문에 새로운 추격과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한 남자의 사투를, 설경구·변요한이 열연한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당한 정약전이 조선 최초의 어류도감 자산어보를 집필하는 과정을 이끈다. 김윤석·조인성의 '모가디슈'는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에 고립된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의 목숨을 건 탈출기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라는 타이틀이 강렬하다. 스크린데일리는 "'자산어보'는 칸영화제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초청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고, "'모가디슈'는 일정만 맞춘다면 칸영화제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품 기간에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꼬집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4.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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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기적의 4관왕"…'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최고 영예

기적이 일어났다. 영화 '기생충(PARASITE)'이 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까지 거머쥐면서 감독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총 4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관왕으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은 4개의 오스카로 절반 이상의 트로피를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92년 아카데미 역사는 물론 세계 영화 역사가 다시 쓰였다. 작품상((BEST PICTURE) 후보는 '기생충'과 함께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 '아이리시맨'(The Irishman), '조조 래빗'(Jojo Rabbit), '조커'(Joker),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이 올랐다. 그간 작품상을 수상한 '외국어 영화'는 한 편도 없었다. 다양성을 외치면서도 '백인 잔치' '로컬 시상식'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역대 11번째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이로써 '기생충'은 한국영화와 '기생충'의 최초가 아닌, 아카데미 92년 역사의 최초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최근 다인종·다문화 이슈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카데미인 만큼 '기생충'은 수상이 유력한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다관왕까지 노릴만 했다. 특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사례는 세계 영화 역사상 단 한 작품 '마티'(1955)가 유일했다. '기생충'이 반세기만에 획기적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한편 1927년 창설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을 시상하는 자리다. 전해에 발표된 미국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우수한 작품과 그 밖의 업적에 대해 논하며,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것이 배우들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작품상·감독상·주연상 등 총 24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2.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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